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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방 이전 공공기관에 수도권 통근버스 중단 지침
  • 김지안
  • 등록 2026-01-29 01: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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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운영해온 수도권 통근버스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이전 이후 10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상당수 직원이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며 지역 정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배경이다. 다만 생활 기반 확충 없이 이동 수단부터 제한하는 방식이 실효성이 있느냐는 논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8일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수도권 통근버스 운행을 중단하도록 하는 지침을 각 기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일부 기관이 직원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보다 수도권 출퇴근 편의를 제공해 이전 정책의 취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원칙적으로 3월까지 통근버스 운영을 멈추고,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이 발생하더라도 늦어도 6월 안에는 모두 종료하도록 했다.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149곳 가운데 47곳이 여전히 수도권을 오가는 통근버스를 운행 중이다. 전체의 약 31.5%에 해당하며, 부산과 제주를 제외한 8개 혁신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다. 연간 투입되는 예산만 약 220억 원에 달한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에서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부동산원 등 3개 기관이 수도권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부동산원은 자체 보유 차량을 활용해 통근버스를 운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김천 혁신도시에서도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전력기술 등 3곳이 수도권 통근버스를 운영 중이며, 대부분 주말 위주 노선이지만 기관별로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예산이 사용되고 있다.


정부는 통근버스 중단이 혁신도시 내 거주 비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국 10개 혁신도시의 정주 인구는 23만6천 명 수준이며, 이주율도 70%를 넘었지만 가족 단위 이전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혁신도시가 비교적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췄음에도 종합병원과 응급의료 체계, 교육·교통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은 지속돼 왔다.


노동계는 이번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정주 여건이 미흡한 상황에서 통근버스부터 없애는 것은 사실상 이동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의료, 교육, 보육, 교통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공공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순환근무와 잦은 인사 이동 구조로 인해 가족 동반 이주가 쉽지 않다는 현실도 함께 언급됐다.


현장 직원들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맞벌이와 자녀 교육 문제로 수도권 통근버스를 이용해 온 직원들은 “이미 이주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내려왔다”며 “버스를 없앤다고 추가 이주가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다. 통근버스가 사라질 경우 교통비 부담만 커지고, 결국 자가용이나 철도 이용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통근버스 운영이 이전 당시 노사 합의에 포함돼 있었다며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 소지도 제기한다.


대구의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본사 근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이미 강한데 통근버스까지 폐지되면 지방 이전이 어려운 직원들은 본사나 외곽 사업소 발령을 더욱 꺼리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정주 환경 개선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관계 부처와 공공기관이 함께 단기적인 정주 여건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2차 공공기관 이전 과정에서는 지자체와 협력해 혁신도시 인프라를 대폭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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