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기상캐스터로 일한 고(故) 오요안나. (사진=오요안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e-뉴스 25=백지나 기자]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다 유명을 달리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일기장이 공개됐다. 일기장에는 직장 선배들과 관계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지난 18일 채널A는 2023년 2월 쓰려진 고 오요안나 일기장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일기에는 "선배들이 내 잘못을 샅샅이 모아 윗선에 제출했고 카톡방에서 쉴 새 없이 날 욕했다", "당신들이 나를 아니라고 하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배우거나 연습하기보단 회피하며 술이나 마셨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해당 일기 작성 이틀 전, 오요안나는 재계약 논의를 하려 만난 MBC 관계자에게 선배들과 관련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오요안나는 MBC 관계자를 만나 "제가 너무 너무 큰 실례를 저질렀는데 제대로 사과드리지 않아서 계속 사과하는 도중에 뭔가 마찰이 많았다" 등 말을 했다고 한다.
이에 MBC 관계자는 "선후배 간에 우리 기자들도 항상 좋은 얼굴만 볼 수 없다. 내부적으로 관계를 잘 풀면 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이 관계자가 오요안나가 고충을 토로했던 MBC 관계자 4명과는 다른 인물이라고 밝혔다.
1996년생인 고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향년 2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 사망 소식은 석 달 뒤인 지난해 12월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고인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유서 공개와 동시에 오요안나를 괴롭힌 것으로 알려진 선배 기상캐스터들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MBC는 오요안나 사망과 관련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조직해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