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여러 의혹 가운데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만 일부 유죄로 판단돼 실형이 선고됐다. 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무상 여론조사 제공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열고 알선수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압수된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 몰수를 명령하고, 반환이 어려운 샤넬 가방과 천수삼 농축차 상당 금액인 1,281만 원에 대해서는 추징을 결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20억 원, 추징금 약 9억4,800만 원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일부 혐의만 인정하며 구형보다 대폭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전주’로 참여했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과 공모해 통정거래 등의 방식으로 약 8억1,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것이 특검의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범죄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공범 간의 의사 결합이 필요하다”며 “피고인이 시세조종 가능성을 인식하거나 이를 묵인했다고 하더라도 공모 관계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가조작 가담 혐의는 무죄로 판단됐다.
김 여사는 또 명태균 씨와 관련해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하고, 그 대가로 여론조사 58회를 무상 제공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특검은 해당 여론조사 비용이 약 2억7,000만 원 상당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문제의 여론조사는 명 씨가 운영하던 연구소의 정기적인 영업 활동의 일환으로 제작돼 여러 인사에게 배포된 것”이라며 “피고인 부부가 특정한 대가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여론조사 제공과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사이에 대가 관계가 있다는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측으로부터 고가의 명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2022년 4월부터 7월 사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매개로 통일교 측의 현안 청탁을 받고 샤넬 가방과 수천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등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통일교 측의 요청이 정부 차원의 경제적 지원과 연관돼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대통령의 배우자는 국정을 운영하는 최고 권력자와 가장 밀접한 위치에 있으며, 국가를 상징하는 존재”라며 “그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경계가 요구됨에도 피고인은 이를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품 수수 이후 주변 인물들에게 허위 진술을 지시한 정황도 확인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실제로 청탁이 실행된 흔적이 없고, 뒤늦게나마 반성의 태도를 보인 점, 전과가 없는 점 등은 감형 요소로 고려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