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오영준 헌법재판관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헌법재판소 제공)
[e-뉴스 25=백지나 기자] 오영준(56·사법연수원 23기) 신임 헌법재판관은 경로의존성에서 벗어나 사회 변화의 흐름과 소수가 처한 현실에 주목해 헌법재판에 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 재판관은 24일 오전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다수에 의한 의사결정은 마땅히 존중돼야 하나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배려가 결여되고 불공정한 기준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 또한 헌법재판관의 기본적 책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헌재는 우리 사회가 과거의 관행이나 제도 등의 틀에 갇혀 벗어나지 못했을 때 그 위헌성을 지적하고 헌법 규범과 가치에 따라 새로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경로의존성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 변화의 흐름 및 사회적 약자나 소수가 처한 현실과 원인에 주목하면서, 이를 어떻게 헌법 규범과 가치에 따라 수용하고 사회적 공감대 속에 해결할 것인지에 관해 깊이 고심하겠다"고 밝혔다.
오 재판관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을 언급하며 "위헌적인 비상계엄으로 온 나라가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때 우리 국민은 불의에 맞서 항거했고, 우리 국회와 헌재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민주적 절차에 따라 그 어두움을 걷어내는 빛의 소임을 다했다"며 국민과 국회, 헌재에 존경과 경의를 표했다.
그는 "우리 앞날에 드리웠던 안개는 걷히고 사회는 회복의 걸음을 내딛고 있다"며 "국민의 기대 속에 헌법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다해야 하는 헌법재판관의 자리는 제가 그 깊이와 무게감을 감당하기에 벅차다는 점을 고백한다. 그 책무를 다하기 위한 저의 다짐은 '헌법과 국민 앞에 헌신'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재판관은 헌재의 심리 지연 문제를 거론하며 "국가·사회적으로 큰 파급효를 미치는 사건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의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에서 생긴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건들도 신속히 해결될 필요가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인적·물적 시설의 충원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우선 선택과 집중, 헌법재판 심리절차의 개선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