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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무마 억대 금품수수’ 경찰관 2명 기소
  • 백지나 기자
  • 등록 2025-08-01 14: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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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2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경위 동료 적발
  • 무리한 계로 채무 불어나자 범행공모…금전거래만 17억원대


[e-뉴스 25=백지나 기자] 검찰이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피의자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한 현직 경위의 동료 경찰관을 공범으로 적발해 재판에 넘겼다.


서로 금전 관계로 얽힌 이들은 피의자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는 허위 문자메시지를 보여주고 금품을 뜯어내 나눠갖는 등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의정부경찰서 수사과 소속 팀장 정모(52) 경위(구속기소)와 공모해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김모(50) 경감(직위해제)을 31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경감은 정 경위와 공모해 2020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정 경위가 담당한 사건 피의자 A씨로부터 수사 무마 등의 명목으로 14회에 걸쳐 1억1천29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정 경위와 김 경감은 15년 전 같은 경찰서에 근무하며 알게 된 사이로, 무리하게 다수의 계에 가입해 채무를 '돌려막기'하면서 수억원대의 개인 채무를 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18년부터는 김 경감이 계주인 계에 정 경위가 다수의 구좌를 가입한 탓에 정 경위가 매달 수백만원의 계불입금을 송금하지 않으면 김 경감이 대신 책임져야 하는 '경제적 공동체' 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관계가 지속되면서 두 사람 사이의 금전 거래액은 5년간 약 17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던 중 2020년 9월께 정 경위의 계불입금을 대납한 김 경감은 신용카드 대금 연체 등으로 경제적 상황이 악화하자 정 경위의 뇌물 수수 범행에 가담하기로 했다.


▲ 김모 경감이 조작한 문자메시지. (사진=서울중앙지검 제공)


김 경감은 정 경위가 담당 사건 피의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이 사건 담당 경찰관인 것처럼 가장해 정 경위에게 '피의자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될 것 같다'는 취지의 허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정 경위는 이러한 메시지를 A씨에게 보여주면서 추가로 금품을 뜯어낸 뒤 그중 1천160만원을 김 경감에게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달 정 경위에 대해 사건 기록 조작과 수사 무마 등을 대가로 22회에 걸쳐 2억1천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적용해 먼저 구속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이후 수사를 통해 정 경위가 건축업자와 건축·의류·노래방업자로부터도 사건 관련 청탁을 받고 총 4천30만원을 수수하고 3천467만원을 차용한 사실도 밝혀내 이날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정 경위는 사기 사건 피의자인 건축업자로부터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했다며 금품을 받는가하면 노래방업자로부터는 단속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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