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대구 수성패밀리파크에서 아이가 바닥분수를 오고 가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뉴스 25=백지나 기자] 올해 7월 전국 평균기온은 27.1도로 역대 가장 더웠던 199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은 5일 ‘2025년 7월 기후특성’을 공개하면서 지난달 전국의 7월 평균기온이 기상 관측 이래 역대 2위인 27.1도였다고 밝혔다. 역대 1위 기록은 최악의 더위가 찾아왔었다고 평가 받는 1994년 7월(평균기온은 27.7도)이었다.
특히 지난달 상순의 전국 평균기온(28.8도)은 1위 값을 경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시기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고,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와 열대 서태평양의 활발한 대류활동이 고기압의 발달을 도우면서 6월 29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약 2주간 이례적인 무더위가 발생했다. 그 결과 지난달 8일 경기도 의왕시와 광명시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웃돌기도 했다.
기록적인 더위는 지난달 하순부터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이중으로 덮으면서 다시 나타났다. 여기에 고온다습한 공기가 남동풍을 따라 국내로 불어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낮 최고기온이 38도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서울은 지난달 23일부터 31일까지 9일 연속으로 폭염이 발생했고, 열대야도 19일부터 31일까지 13일간 이어졌다.
7월 전국의 폭염 일수는 14.5일로 평년(10.4일)보다 길었다. 구미, 청주, 대전, 서울 등 62개 관측 지점 중 절반은 보름 이상 폭염이 발생했고, 지난달 26일 대관령은 1971년 기상 관측 이후 처음으로 7월 폭염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의 열대야 일수 역시 6.7일로 평년(3.9일)보다 길었다. 특히 서울은 열대야 일수가 평년(4.8일)의 4.8배인 23일로 관측돼 1908년 이후 가장 많았고, 전국에서도 가장 빈발했다. 이외에도 인천과 청주, 대전, 강릉 등 8개 지역에서 7월 열대야 일수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지난달은 더위만큼 폭우도 역대급이었다. 7월 전국 강수량(249.0㎜)은 평년(296.5㎜)의 85.8%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중순에 유독 많은 비가 집중됐다. 지난달 16~20일 우리나라는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기압골의 영향을 받으면서 남쪽에서 계속 습한 공기가 유입돼 전국에 200~700㎜의 비가 내렸다. 이때 비는 단시간에 좁은 지역에 집중돼 지역별로 강수량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이 기간에 충남 서산에서는 평년 연 강수량(1253.9㎜)의 절반가량(578.3㎜)이 쏟아졌고, 광주와 전남은 500㎜ 이상, 경남 지리산 부근에는 800㎜에 가까운 폭우가 내렸다.
이 시기에는 해수면 온도도 유달리 높았다. 지난달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4.6도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6월 말부터 기온이 오르면서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도 빠르게 올라 10년 평균 온도(23.3도)보다 1.3도 높았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올해 7월은 폭염과 열대야가 이례적으로 빨리 시작되고 중순에는 집중호우, 이후 다시 극심한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며 큰 피해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에 또다시 많은 비가 예상되는 가운데 기후변화로 기후변동성이 커지고 여러 극한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기상청은 이상기후 현상을 빈틈없이 감시하고, 기상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기상재해로부터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