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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충돌 사고 사전 예방 나선다…흑자주식회사, 온디바이스 AI 기반 ‘안티 버드스트라이크’ 기술 개발
  • 김지안
  • 등록 2026-01-23 11: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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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이후 항공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사고 원인을 둘러싼 분석 과정에서 항공기 조류 충돌, 이른바 ‘버드스트라이크’ 가능성도 재차 거론됐다. 항공 안전 전반에 대한 점검과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논의는 점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산 특화 인공지능(AI) 기술 기업 흑자주식회사는 사고 이후 대응이 아닌, 사고 이전 단계에서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드론과 무인체계 탑재 환경에 특화된 온디바이스 Vision AI 기술을 통해 항공기 조류 충돌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목표다.


흑자주식회사의 기술 개발은 현장의 구조적 문제 인식에서 출발했다. 공항과 군 비행장은 조류가 모이기 쉬운 환경인 반면, 항공기는 이착륙 단계에서 가장 취약하다. 현재 공항과 군 비행장에서는 인력 순찰, 음향 장치, 총기 사용 등 다양한 조류 대응 방식이 활용되고 있지만, 인력 의존도가 높고 조류가 위협에 점차 익숙해진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흑자주식회사는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쫓아내는 기술’이 아닌 ‘먼저 인식하는 기술’에 주목했다. 회사가 개발 중인 핵심 기술은 독수리 외형의 드론에 온디바이스 Vision AI를 탑재해, 조류를 조기에 인식하고 대응하는 방식이다. 많은 새들이 맹금류를 본능적으로 회피하는 특성을 활용해, 소리나 강제적 수단 없이도 조류를 분산시키는 구조다.


기술의 핵심은 드론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구조에 있다. 하늘에서 촬영된 영상 속 조류는 점처럼 작게 보이거나 배경과 섞여 식별이 어렵다. 특히 활주로와 해안, 초지 등 복잡한 환경에서는 사람의 육안으로도 탐지가 쉽지 않다. 범용 인공지능 모델 역시 이러한 소형·원거리 객체 인식에는 한계를 보여 왔다.


이에 흑자주식회사는 범용 모델을 적용하는 대신, 드론 운용 환경을 전제로 한 전용 Vision AI 모델을 자체 설계했다. 드론 시점에서 촬영된 영상만을 활용해 학습하고, 소형 객체와 빠른 이동 패턴을 중심으로 인식 구조를 최적화했다. 모든 인식과 판단은 외부 서버나 통신에 의존하지 않고 드론 내부에서 즉시 이뤄지는 온디바이스 방식으로 구현됐다.


고영훈 흑자주식회사 CTO는 “조류 충돌 문제는 몇 초가 아니라 찰나의 판단이 중요한 영역”이라며 “영상 데이터를 외부로 전송해 분석을 기다리는 구조로는 실제 공항 환경에서 실효성 있는 대응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독수리 모양 드론이 공항 상공을 순찰하다가 멀리 있는 새떼를 먼저 인식하고 접근하게 된다. 조류는 포식자가 다가온 것으로 인식해 자연스럽게 흩어지고, 사고 위험은 이착륙 이전 단계에서 낮아진다. 사람의 직접 개입 없이도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흑자주식회사는 시제품을 기반으로 실환경 적용 가능성 검증을 진행 중이며, 국내 지방공항들과 기술 적용 및 실증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향후 방산 및 공공 분야에서 반복 활용 가능한 드론 탑재형 온디바이스 Vision AI 모듈과 시스템 표준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고 CTO는 “완벽한 안전은 존재하지 않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며 “사고를 사전에 줄일 수 있는 기술적 대안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기 조류 충돌 사고를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 관점에서 접근하는 흑자주식회사의 시도는, 항공 안전과 공공 안전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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